1차 국민 요구 10대 개헌안 선정 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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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책임장관제

현행 헌법

개정안

제86조 ②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

제87조 ② 국무위원은 국정에 관하여 대통령을 보좌하며, 국무회의의 구성원으로서 국정을 심의한다.

 

 

 

제86조 ②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

제87조 ② 국무위원은 국정에 관하여 대통령을 보좌하며, 국무회의의 구성원으로서 국정을 심의한다.

 

제94조의2 행정각부의 장은 법령과 대통령의 정책의 범위 내에서 소관 사무를 자기책임 하에 독립적으로 처리한다.

현행 제도는 정부 내의 행정기관 전부를 대통령의 ‘보좌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안고 있다. 국무총리부터 국무위원, 그리고 그들이 담당하고 있는 행정각부의 장의 지위가 모두 대통령의 보좌기관으로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정부 내에서 대통령을 견제하기 위하여 설치된 국무회의가 대통령을 견제하지 못하는 오늘날 현실은 당연한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국무위원들은 국무회의에서 회의구성원으로서 대등하게 국정을 논의하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일방적인 지시사항을 ‘받아 적는’ 하수인으로 전락되어 있다.

이러한 현상은 현행 법제도가 분명하게 이유를 보여주고 있다. 현행 제도는 헌법상 국가기관인 행정각부의 장도 대통령의 보좌기관으로, 법률상 국가기관인 대통령비서실도 대통령 보좌기관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대통령은 헌법상 국가기관인 국무총리, 국무위원 내지 행정각부의 장을 제치고 대통령비서실의 보좌를 받아서 ‘밀실국정’을 운영하더라도 형식적으로는 헌법과 법률에 위반되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비서실의 비서관들이 대통령을 매개로 행정각부의 장들을 지배하는 현상이 자행되는 현실이 이러한 제도에 기인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헌법은 국무위원에 대하여 다양한 통제제도를 두고 있으나, 실질적 권력을 가진 대통령비서관들에 대하여는 아무런 통제제도를 두고 있지 않다. 국가권력이 헌법적 통제(국민들의 통제)를 받지 아니하고 자의적으로 행사될 가능성이 열려 있는 것이다.

이 문제의 핵심에는 공무원의 권한과 책임의 배분에 있다. 국무총리가 대통령을 보좌한다는 헌법조항은 제헌헌법에서도 있었다. 그러나 국무위원에 대하여는 그러한 조항이 없었다. 일정한 분야에서 행정을 직접 집행하는 권한을 가진 국무위원에게 대통령의 보좌책임을 부여할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를 확실하게 명시하기 위해서 1952년 개헌 당시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은 국회에 대하여 국무원의 권한에 속하는 일반국무에 관하여는 연대책임을 지고 각자의 행위에 관하여는 개별책임을 진다.”라고 규정하여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의 개별책임조항이 추가되었다. 그러나 1954년 개헌에서 보좌조항과 개별책임조항 모두를 삭제하였다.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이 대통령을 보좌한다는 조항이 헌법에서 사라진 것이다. 이제 국무총리와 국무위원은 헌법기관으로서 독자적인 책임 아래 각자의 권한을 행사함이 명백해진 것이다.

그런데 5·16군사쿠데타 이후 개정된 1963년 헌법에서 다시 국무총리가 대통령을 보좌한다는 규정이 부활하였고, 급기야 1972년 유신헌법에서는 국무총리뿐만 아니라, 국무위원이 모두 대통령의 보좌기관임을 명시하는 헌법조항이 삽입되어 아직까지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이다.

외국의 경우, 예들 들어 독일기본법에서는 최고국정운영자로서의 총리와 행정각부의 장의 관계를 규율하면서, 총리는 정책에 관하여 책임지고, 행정각부의 장은 자기 책임 아래 독립적으로 권한을 집행한다고 헌법에 명시하여 규율하고 있다.

헌법에서 국무총리나 국무위원의 책임 내용을 규정하는 것은 엄청나게 중요한 사항이다. 현행 헌법 아래에서는 대통령이 행정각부의 장을 상대로 ‘네가 책임지냐?’라는 질책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대통령 보좌조항이 삭제되고, 독립책임조항이 신설되게 되면, 오히려 행정각부의 장이 위법하거나 부당한 대통령의 지시에 대하여 ‘대통령이 책임지냐? 책임은 장관이 내가 질 수밖에 없다’라고 거부할 수 있게 된다. 만일 행정각부의 장이 이처럼 제대로 거부하지 못하고, 대통령의 위법한 지시를 그대로 집행할 경우, 그 장관은 국민으로부터 직접 손해배상을 해줘야 하는 손실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처하게 될 것이다.

이번 개헌에서 국무총리 및 국무위원의 보좌기관조항은 삭제하고, 행정각부의 장으로 하여금 자기 책임 아래 소관 사무를 독립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하는 헌법개정이 절실히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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